[전편: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시'로 승격한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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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와 감산, 환율 상승 등 여러 원인으로 일어나는 유가 폭등은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고 지금도 우리를 사사건건으로 괴롭히는 하나의 이벤트인데

당연하지만 이러한 고유가 시대에 직접적으로 타격받는 대표적인 산업은 운송수단이 중심인 <b>물류업</b>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마찬가지로 운송수단이 주체인 <b>교통운수업</b>일 것이다

전기버스로 많이 대체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수많은 버스가 천연가스(CNG)와 디젤을 필요로 하는데

엔진을 설계하던 한 업체에서 영업용 차량의 연비 개선을 목적으로 연구를 하던 중 한 가지 신?박한 발상이 나왔으니...

<b><span style="font-size:18px;">"아하, 강제로 연비운전을 시키면 되잖아?"</span></b>

그렇게 나오게 된 물건이 바로 <div><b>에코시스템(ECO SYSTEM)</b> 되시겠다</div> 에코시스템은 엔진 설계 업체인 <b>테너지</b>에서 개발한 연료 효율 증진용 장비로 버스 기사의 운전 습관에 따라 실시간으로 점수를 매겨 안전운전 및 연료 절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그 작동 원리는 단순하다 차량 한켠에 설치된 장비에서 <b>급출발, 급정지</b> 및 <b>저단주행</b>과 그로 인한 <b>엔진 고회전 발생</b> 시 점수를 감점하고

<b>탄력주행</b> 및 <b>엔진 저회전 유지</b>와 <b>서행운전</b>시 가산점을 매겨서 운행이 종료되었을 때 최종 점수를 매겨서 기계가 기사를 평가하는 것인데

말만 들으면 굉장히 좋아보이고 실제로 연료 절감효과도 컸다 서울 시내버스는 2014년부터 저상버스를 제외한 대부분 차량에 에코시스템을 도입한 뒤 29개월간 <b>300억 원</b>이 넘는 연료비를 절감했다고 발표했으며 대구 시내버스도 3년간 110억 원을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는 당연히 어두운 면도 있는 법. 연료비를 절감한만큼 시에서 지원금이 늘어나는 버스회사에서는 에코시스템 점수를 <b>인사고과</b>에 반영하고 점수가 낮은 기사에게 시말서를 쓰게 시키는 등 버스기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버스 기사는 어떻게든 에코시스템의 점수를 올려야 불이익을 받지 않기에 점수를 올리기 가장 쉬운 방법인 <b>고단 저RPM 저속주행</b>을 주로 하게 됐으며

이로인해 전체적인 서울 시내버스의 표정속도가 크게 하락함은 물론 에코시스템이 광역버스에도 설치되면서 경부고속도로에서도 <b>80km/h</b>로 기어가니 다른 시외/고속버스에 민폐가 되기도 했고

결국 이 모든 원인이 누적되면서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이 퇴직하거나 경기도로 이직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에코시스템은 시내버스 차종이 내연기관 버스에서 <b>전기버스</b>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그 존재 의의가 사라지면서 점차 종적을 감추기 시작했고

2025년에 들어 개발업체인 테너지와 각 지자체간 계약이 종료되면서

대부분의 에코시스템 장비가 철거되거나 전원이 내려간 채로 사용되지 않지만
아직도 몇몇 시내버스에서는 깡통으로나마 설치되어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도시・교통 시리즈] 소설 제목이 지명이 된 지역이 있다고? https://www.fmkorea.com/9199835737 "우리 동네에 그런 지명은 없습니다" https://www.fmkorea.com/9139768458 의외로 아직까지 스크린도어가 없는 전철역들 https://www.fmkorea.com/9122556231 <시골쥐와 도시쥐>를 우리나라 최초로 '번안'한 사람 https://m.fmkorea.com/9072330489
"Drivers' driving habits got ranked by a system, leading to fuel savings but also slow speeds and driver complaints. Now that buses are going electric, the system is disappe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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