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왠만한 대학 가느니, 그냥 고졸로 빨리 사회 진출하는 게 낫다라는 식의 글이 써있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우리나라가 북유럽처럼 학력에 대한 편견이 훨씬 약한 사회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의 한국 현실을 기준으로 솔직하게 말해보면<br> 20대의 2~4년은 한 사람 인생 전체로 보면 짧은 기간이지만, 그 시기에 대학에 가느냐 마느냐가 이후에 붙는 ‘학력 꼬리표’를 거의 평생 결정해 버리는 구조에 가깝습니다.<br> 등록금과 생활비가 분명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그 비용을 아끼는 대신 ‘고졸’이라는 라벨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굳이 대학 갈 필요 없어서 안 갔다”고 스스로 이유를 만들어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고졸이라는 사실만 보고 뭔가 문제가 있다고 추측하곤 합니다.<br> “어느 대학 나왔어요?”라는 질문 앞에서 “저는 고졸이에요”라고만 말하고 끝내기 어렵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굳이 설명을 덧붙이게 되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초·중·고를 다니며 사회를 ‘슬쩍 보는’ 경험만으로는 그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선택이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깊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br> 성인이 되어 돌아보면 “그때는 이렇게, 저렇게 할 걸”이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실제로 만 20세 전후에 “대학에 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기에는 대부분의 청년이 경험도, 정보도, 식견도 부족합니다.<br> 그런데도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을 너무 일찍 해버리면, 이후에 “대학을 갔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을 평생 하며 살게 되죠.
한국의 채용 시장은 여전히 학력과 출신 학교에 따라 선택지가 갈라져 있는 편입니다.<br> 대졸이라고 해서 육체 노동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고졸이라고 해서 사무직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실제로는 고졸의 진로 폭이 눈에 띄게 좁아지고 선택 가능한 가지 수가 줄어드는 구조가 존재합니다.<br> 이 과정에서 학벌에 대한 자격지심을 평생 어느 정도 안고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공장 들어가거나 기술을 배우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도 자주 나오는데, 고졸이라고 모두가 육체 노동을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br> 고졸이든 대졸이든 더울 때는 시원하고 추울 때는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몸을 덜 쓰고 안정적인 환경을 원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br> 마찬가지로, 대졸이라고 해서 무조건 일을 잘하는 것도 편견일 수 있지만, 고졸이라고 해서 더 성실하고 육체적으로 뛰어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 역시 또 다른 편견입니다.
20년 전 한 대기업에서 지방 건설 현장직(사실상 ‘노가다’에 가까운 업무)을 채용하면서도 최소 자격을 ‘대학생 이상’으로 걸어두웠습니다.<br> 연봉 조건이 당시 기준으로 꽤 높은 편이었는데도 건설·토목 관련 전공자 지원이 거의 없어,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대졸 인력을 뽑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br> 이처럼 전공과 업무가 크게 관련 없더라도, 심지어 육체 노동에 가까운 일조차도 “어차피 뽑을 거면 대졸부터 본다”는 식의 관성이 한국 사회에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Locals are split on whether going to a 'no-name' college is worth it, with some saying it's better to get a head start on work, while others argue that education requirements, even for experienced hires, can still be a b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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